나의 어머니
                             신달자

한송이 꽃인가 하고 다가서면
차라리
한그루 나무
한그루 나무인가 하고 다가서면
차라리
한덩이 바위
한덩이 바위인가 하고 우러르면
듬직한 산이셨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꽝꽝 언 대지 안에
사랑을 품고 키우는
겨울뿌리
얼음 속에서도 얼지 않는
생명이셨습니다

달빛받는
외짝 신발처럼
홀로 울음을 가누는
고독한 성자

눈물과
땀과

남김없이 흘리시고
그 마지막 죽음까지 뿌리에게 주는
한 잎 가벼운 낙엽이셨습니다

완전한 봉헌이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