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침몰

 

안장복

 

봄이 탄다. 봄이 탄다.

저 묏부리 불뚝 솟은 봉우리로

성난 용의 입김처럼 활활 타오른다.

봄이 간다. 봄이 간다.

 

묏부리 불뚝 솟은 봉우리로

하늘 두레샘 문을 열어

빙하같이 시린 물을

철퍼덕 철퍼덕 퍼 붓더니

봄이 놀라 달아난다.

 

오호라 녹음 우거지려니

일착으로 얼음이 터억하고

문지방을 넘는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