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산포의 하룻밤

                                        이소강

  

몽산포 하늘아래

바다는 없다

바람도 잔다



 

쓰러질 듯 버티고 선 해송아래

지친 발걸음 하나둘

불빛 찾아 어지럽게 서성인다

 

삶의 무게를 재며 흔들리는

촛불,

사람들의 눈빛이 온기를 더듬어

가슴으로 전하는 情

 

고독과 가난이 시가 되어

노래가 되고 기쁨이 되는

시선의 방

시계의 초침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잠을 설친 몽산포의 아침

사랑이 머무는 집 앞에는

솔바람 어깨 너머로 

바다가 누워있다

 

나는 갯벌 위 한 마리의 겨울철새 

바닷물에 씻겨 갈 발자국 남기며

유유자적,

부질없어도 좋다

 

몽롱한 아침햇살 비집고

멀어져 가는 몽산포해수욕장

긴 여운에도 기약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