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바다
그가 빛바랜 노란 지붕 위를 바다 빛으로 칠한다
슬레이트 지붕 한 고랑마다 바다물결 한 이랑씩 심어지고
칠십평생 어부인 자기의 이력이 심어진다
숱하게 그물에 걸렸던 해초들, 해파리 미역 다시마들이
지고 온 이야기도 부려놓는다
덤으로 갈매기의 울음도 끌어넣는다
슬레이트 지붕을 넘는 파도를 따라
도 레 미 파 음표의 높낮이로 튀는 물고기들
이윽고 바다를 닮은 푸른 지붕 위에 앉은 그 노인의 얼굴에
칠십평생 한결같은 붉은 해 떠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