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김동연
   바람은 심술쟁이
   꽃도 시들시들 흔들어 놓고
   모른다고 모른척

   바람은 심술쟁이
   온 갖
   나무에 붙은 잎
   떨어뜨려 놓고 모른척

   바람은 참 나빠
   우리 모두의 몸과 마음
   흔드려놓고

   모두 흔드려 놓고
   서서히 물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