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화가

                                                             신달자

사랑하는냐고

한마디 던져놓고

천길벼랑을 기어오른다

오르면 오를수록

높아지는

아스라한 절벽 그 끝에

너의 응답이 숨어 핀다는

그 황홀을 찾아

목숨을 주어야

손이 닿는다는

도도한 성역

나 오로지 번뜩이는

소멸의 집중으로

다가가려 하네

육신을 풀어풀어

한 올 회오리로 솟아올라

하늘도 아찔하여 눈감아버리는

깜깜한 순간

나 시퍼렇게 살아나는

눈맞춤으로

그 꽃을 꺾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