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의 아리랑

 

                                                황금찬

 

함경북도 마천령용솟골

집이 있었다.

집이라 해도

십 분의 4는 집을 닮고

그 남은 6은 토굴 이었다

 

어머님은

봄 산에 올라

참꽃(진달래)을 한 자루 따다 놓고

아침과 점심을 대신하여

왕기에 꽃을 담아 주었다

 

입술이 푸르도록 꽃을 먹어도

허기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런 날에

어머님이

눈물로 부르던

조용한 아리랑

 

청천 하늘엔

별도 많고

우리네 살림엔

가난도 많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 간다

 

산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하늘은 울고

 

무산자 누구냐 탄식 말라

부귀와 영화는 돌고 돈다네.

 

박꽃이 젖고 있다

구겨지며

어머님의 유산

아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