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 (1)

                        박민숙


날 선 칼질  소리 그  서슬에 놀라

겨우내  가두어  두었던

얼어붙은  잠  조각들

잦아든 바람 끝  설  꾼  꿈들을

긴  하품  도리질로  다독이다

빼꼼

흙  한톨  밀어이고  내다본  세상밖

이제 막  배운  아장 걸음마에

마냥 재미 붙인 어린  헷살과의 ·

눈  · 맞 ·  춤

훅 하니 놀란 가슴

짙은 흙향으로 뿜어 버린 첫  호흡이

아직 이른 봄날

아른 아른  아지랑이 되어 피어 오른다


(2)

아무생각도 나지 않았다

사방 팔방

흙내음 터뜨리며

피어오르는

봄날에 취해서

마냥취해서


콧등에서   살랑이다

귓볼 뜨겁게  달구곤

낼름

입술 핥고 줄행랑 놓는

잘 생긴  바람의  놀음에

마음줄 뺏길까

아찔한,정신줄 붙잡느라


노곤해진  들판  덩그러니

애꿎은  냉이 바구니엔

설레임 가득

발그레진 봄날이 저물어만 간다



가을산


                            박민숙


밤새

가슴앓는  소리에

선잠  깨어 열어 본 창

뽀오얀  찬  안개 사이로

서럽게 속탄  情


지독한 미움도 사랑이라고?


마주친 긴 눈빛에

호흡멎은 심장 던져 놓자

화라락

불 붙는 산


낄낄

미쳐버린 바람이  춤을 춘다




시샘달 (2)

        

                       박민숙


애동지 지나

노루꼬리만큼씩  길어진 해는

거실창을  비끼며 노을을 흩뿌린다


아직 섣달안에 갇혀서일까

오늘이 입춘인데

코속 찰싹 들러붙어

치근덕 버석대는

시샘달 꽃샘추위 치곤

날세운 집요함이

뇌까지 얼려 놓고야 말 기세다


엣취!

큰 재채기로 물리치기엔

역부족이지만 이미

고조곤히 와 스미는 봄


물럿거라 동장군!

봄이 왔단다




성명:  박민숙

충남 아산 출생

2018년 문예운동 시등단

한국시낭송가 협회회원

한국문인협회 동두천 지부회원

한국시낭송가 협회주최

당진 심훈상록문화제 전국 시낭송대회 대상수상

유아교육학과 전공 2급 정교사 병설유치원 교사 및 학원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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