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리

 

                                             정선영

 

내가 젊고 힘 있을 때

그 자리는 내 자리가 아니었다

내가 하고 싶을 때도

그 자리는 내 자리가 아니었다

 

이제 무언가를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며

손익을 따지지 않고

꾸며도 나이가 들어 날 때

그 자리는 당연한 듯 내게로 왔다

 

때로 그때였다면 하는

아쉬움 있지만

그래도 지금

그 자리가 내게 왔기에

그때보다 힘든 오늘을 기쁘게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