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마음에는

                                                          신석정(김시화 낭송)

 

그 사사로운 일로

정히 닦아 온 마음에

얼룩진 그림자를 보내지 말라.

 

그 마음에는

한 그루 나무를 심어

꽃을 피게 할 일이요.

 

한 마리

학으로 하여

노래를 부르게 할 일이다.

 

대숲에

자취 없이

바람이 쉬어가고

 

구름도

흔적 없이

하늘을 지나가듯

 

어둡고

흐린 날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받들어

 

그 마음에는

한 마리 작은 나비도

너그럽게 쉬어 가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