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하얀 눈이, 아름답고 따스하고 그리움인 것은 그것에 의미를 두는 자연의 소품 같은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문학 역시도 영혼을 밝히는 촛불이 되고 인간적인 것도 그 문학의 열매를 일구어 내는 사람이 있고, 그 열매를 먹는 사람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렇듯이 존재하고, 관계를 맺고, 함께하는 세상이 아름답다 느끼는 것은, 혼자가 아닌 서로 각각 다른 모습이 모여 조화라는 거대한 꽃을 피우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듯이 백양문학회도 서로 다른, 소중한 한 사람, 한 사람의 회원들이 그 자리에서 존재 해 주고 하나 되는 조화로움을 창조 해 주었기에, 따듯하고 더 빛나지 않았나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1월, 첫 달 문학회는 지난해 시낭송가와 문단에 등단한 시인들의 축하 메시지와, 온 세계까지 행복으로 물들일 수 있는 작품 활동을 위해, 뜨거운 한해가 되자는 소망을 담은 김문중회장님의 말씀으로 막을 열었다.


     이어진 황금찬 선생님의 격려 말씀은, 죽음 뒤에 남겨진 자의 슬픔에 대해서 말씀하셨다. ‘죽은 것이 산 것보다 더 행복하다’ 역설적인 마음으로, 죽음이란 큰 슬픔을 삭이는 몇 가지의 사례를 들어 말씀 하셨는데 거기엔 얼마 전에 먼저 보내신 아들에 대한 슬픔도 진하게 깔려 있어서 듣는 우리들도 마음이 숙연해 지기 까지 했다. 말씀 내내 담담하신 모습으로 오히려 우리들의 건강과  자녀들의 건강까지 챙겨 주시는 모습에서 다시 한 번 선생님의 사랑을 따뜻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어진 문화원장님의 인사 말씀은 회원 모두가 시낭송가, 시인으로서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한 해가 되길 소망 했고 인생이 끝날 쯤에 삶의 바구니에 무엇을 내어 놓을 것 인가?를 생각 할 때, 그 바구니엔 향기를 풍길 수 있는 것으로 담아지길 소망 한다는, 삶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의미 깊은 말씀으로 맺음을 해 주셨다.


      다음으로 추천시 낭송이 이어졌고 다른 어느 때 보다도 가슴 깊이 와 닿는 순간 이었다. 거기엔 고 황도제 시인님의 시 ‘감정 미술관’의 낭송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분의 시가 낭송가의 마음으로 통해서 나왔을 때 새가 되어 날고 있었다. 그 온기를 다시 한 번 우리는 느꼈고 모두 한 마음으로 그분의 명복을 기도 드렸을 것이다.

     여기, 새가 되어 날고 있는 그 분의 온기를 다시 느껴 본다.




감정 미술관

                                                                  황도제


감정 미술관에는
내가 그린 그림이 한 점도 없다.
빈 벽이다.

그것이 당신의 벽이라는 사실
사랑의 그림이 결혼 후에 한번 걸렸던가?
사랑 대신 적당히 당신을 속이기 위해
걸어놓은 달
아직까지 벽에 떠 있다니.

그 달빛으로 번역한 눈물의 삶
더불어 길을 잃지 않았노라고
각인된 혀끝에 묻어나는 혼야의 수결
어떻게 세상 사람들에게 읽혀졌을까?

내 젊음의 거품은 다 꺼졌는데
놀랍게도 지금까지
젊은 시절의 내 얼굴과 이름
암송하고 있다니
숭고함의 떨림이다.

늦었지만 더듬더듬
당신에게 다가가야 하는데
달빛에 쇠한
늙고 초라한 인상

당신이 허락한다면
당신의 벽에 걸어도
되겠소?


그렇다. 그 분께서는 이미 우리가 알아듣지 못하는 언어로 안녕을 하고 계셨다. 하지만 여기 빈자리에 파랑새가 끝없이 노래를 부르고 있으니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이어서 시가곡 합창단의 무명도, 별을 캐는 아이, 영혼 이야기가 평화롭게 우리들의 마음을 아울렀다.


     다음으로 이어진 회원시인들의 자작시(후백 그는 누구인가)낭송과,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인화된 자기소개는 다른 어느 때 보다 잘 다듬어지고 자신을 거울처럼 환히 비추어, 큰 공감대의 형성으로 한사람, 한사람마다의작품에 고개 끄덕 일 수 있었다.



     이어서 이길원 시인님의 문학 강연이 열렸다. 시로 통해서 먼저 만나 뵈었지만 육성으로, 그 분의 사상과 철학이 담긴 문학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속내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먼저 기뻤고 감사했다.


     시인님은, 황금찬 선생님은 모든 사람들에게 칭찬을 하신다고, 그 누구도 선생님에게 칭찬을 들어 보지 못한 사람이 있느냐고? 하시면서 선생님의 그 말씀은 복음이라고 하시며 부드러운 분위기로 서두를 여셨다.


     다음으로 감사함과 행복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며, 결국 마음속에 있는 것이고, 자신의 행복이 곧 타인의 행복으로 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시인님은 강변역에서 내려, 맑은 하늘을 보다가 헬렌켈러를 생각 했고 미안한 마음을 가졌다고 하셨는데, 그  모습에서 작은 것에 감사 할 줄 아는 겸손함과 따뜻한 분이라는 걸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더 나아가서 라흐마니호프 피아노협주곡을 들으며 창가에 비친 햇살을 바라보며 행복을 느꼈다는 그 모습에선 역시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하셨다.


    
     이어서 시인으로서 시를 쓰는 자세와, 현대시를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서 명 강의를 해 주셨다.

첫째, 시는 자연적인 현상을 느낌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닌 의미와 메시지, 사상과 철학을 담아 써야 하고
둘 째, 쉬운 말로 써야하며, 사마천은 시를 써서 그 하인에게 읽어 주어서 하인이 이해 못하는 시는 쓰지 않았다고 예를 드셨다.

세째, 표현하고 싶은 것을 금방 쓴다면 감동을 주지 못한다고 미당, 서정주시인의 국화 옆에서를 예를 들어 설명을 하셨다.
시인은 과수 된 하얀 소복의 누이의 모습을 보고 아름답다 생각 했고, 그 아름다움을 어느 날 새벽 우물가에 달빛 밝음 아래에 있는 국화를 보고 누이의 모습으로 연상하게 되었고, 그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4년이란 세월이 걸렸고, 그 시에는 내 누이가 아름답다 하지 않았으며 다만 읽는 사람이 누이가 국화 같다고 느낄 것이라고 하셨다.

     그렇듯이 시는 묘사가 아니고 쓰고 싶은 대상을 자연이나 그 어떤 사물에 비유하여 쓸 때 아름답고 감동을 주는 것이며 기, 승, 전, 결의 의미와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하셨다.

     좋은 시를 쓰기 위해서는, 삼다**읽고, 쓰고, 생각하기에 힘을 기울여야 하고 철학, 독서력, 상상력은 누구도 만들어 주지 못하는 것이므로 노력을 해야 함도 강조 하셨고, 그것은 항아리를 빚는 법과 같으며 그 항아리 안에 무엇이 담기느냐가 중요하고. 그것에 따라서 작품 수준의 깊이를 알 수 있으므로 부단히 노력 할 것을 강조 하시며 맺음을 하셨다.

     정해진 짧은 시간에 시인님의 총체적인 관점을 다 듣지 못함이 아쉬웠지만 여기에 있는 핵심적인 몇가지만 실천 할 수 있다고 해도 모두, 훌륭한 시를 쓸 수 있으리라 생각 되었다.



  
회원님들, 건겅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어서 많이 반가웠습니다.

늘 행복 안에서 평안 하시고 좋은 작품 많이 쓰시길 바랍니다.

각기 다른 모습이 주체가 되는 문학회......

그리고 하나되는 아름다움으로

빛나고 향기 가득한 문학회가 되도록.....

마음을 모아 봅시다.


부회장 정소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