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 흐른다

                                                                                 황금찬

오 민족의 강

한강이여

천년을 흐르고 다시 만년을 흘러도

구비마다 유유 하구나

최초의 생명이 솟아나고

바위가 열려 물이 솟고

그리하여 강이되어 평야를 이루고

도시를 펴고

이어 살아가는 천만 대

산이 들이 되고

바다가 뽕나무 밭이 될대까지

흘러갈 아, 겨례의 강

빛나는 민족의 강아

구비마다 기적이 일고

역사의꽃이 피고 다시 지기도 했다

한때는 노들의 복사꽃이 피고

하늘나무 뽕잎이 나라를 풍요롭게

물들이기도 하였지

인심은 순후하여 한 이웃이

가족이기도 하였지

모두 이 강 노들의 깊은

강심의 덕이기도 하였지야

이적이 강을 넘어 역사를 침노할 때

언제나 우리의 한강은 성이 되고

요새가 되어

방패로 살았지

만년의 민족의 역사가

이 강에서 피었느니라

 

겨레는 강심에 있고

강심은 겨레의 마음에 있었느니

민족의 강이요

역사가 강이요

겨레의 삶의 터가 강이었다

유유히 흘러라

민족의 역사도 그러게 흐르리니

한강이 다시 살아 꽃 피어 날때

우리도 다시 꽃 피어 나리라

겨레여

이 시대의 한강을

다시 살아 흐르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