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詩/성기조

잘 그려진 신선도(神仙圖)를 본다.

그림 속의 노인과 말벗이 되어
천년도 넘는 옛날로 돌아가
우물 속에서 물을 퍼 올리듯
인정을 퍼 올리면
산 굽이굽이를 돌아오는 학의 울음
바람은 유현(幽玄)한 곳에서 꽃내음을 찾아낸다.

노인은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따라오라고 자꾸만 따라오라고
뒤범벅이 된 세태 시끄러운 거리

그리고 온갖 불신을 싸워 이겨
세상을 빨래하고
이슬 같은 인정을 찾으며
따라오라고 손짓하며
정자(亭子)속으로 들어간다.

잘 그려진 남화풍(南畵風)의 신선도
그 속의 노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