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성 기조

해가 서쪽으로  질때
북한산은  잘 그려진 산수화가  되어
겹겹으로  눈앞에  다가온다

수묵(水墨)빛깔로  바뀐  골짜기
넘어가는  햇살이 산등성이 마다
잠깐씩  머무는데
희미한  별빛이  하늘에  얼굴을 내밀고
빨리  하산하라고  재촉한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삶의  무게가  어깨를  눌러  무거운데
골짜기에  내린  어둠  속에서  불빛이  보인다
이윽고  버스정류장, 힘겹게
내려온  북한산을  다시  올려다 본다

산이 좋아 산 속으로  들어와  하루를 보내고
돌아가는 내 가슴은 구멍이 뻥  뚫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