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황 도 제

산으로 끌고 가는
달을 따라
넘어지며 갔다가
녹이 쓴 수저에 담긴
절름거리는 고향을 보고
그냥 앉았다

굵은 심줄도 솟지 않는
사십의 사내

떠나지 않으리라는 각오도
그녀의 손길로 무너지고

다시
떠나고 싶어도
이번엔
그녀가 따라오지 않아

책임져야 할
사십의 얼굴

싫어도 살다보면
장승을 친구로 아는 착각

이젠
이젠 하면서
아무데서나 뒹굴어야 할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