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가는 길

                             유 자 효

빈 들판에 홀로 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때로는 동행도 친구도 있었지만
끝내는 홀로 되어
먼 길을 갔습니다.

어디로 그가 가는지 아무도 몰랐습니다.
이따금 멈춰 서서 뒤를 돌아보아도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습니다.
그는 늘 홀로였기에

어느 날 들판에 그가 보이지 않았을 때도
사람들은 그가 홀로 가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없어도 변하지 않는 세상
모두가 홀로였습니다.



- 유자효의 《아쉬움에 대하여》에 실린
시 <홀로가는 길>(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