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물에 들다
                      박만진



도비산에 깃들인 돌들이
모두 하늘로 불끈 솟아
날아오르려 퍼득이고 있네
천수만 먼 천 리 길
도래지를 찾은 운수 행각의 철새들
지친 날개의 힘 다시 추스르고
푸른 솔숲과 하늘빛에
마음의 봉우리 높아져
문득 떠오른 부석사,
무애撫愛 자재自在한 숨 고르며
쓸쓸한 바람 속을
홀로 왔다 홀로 가는 길손이
석천암 맑은 샘물에 들어
저 망망대해를
다 들이키고 있네

-[불교문예]에 발표한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