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상처

                                   박만진



아픔이여 가을 햇살을

실패에 감으렴


바늘이 없으면

느낌표를 골라 쓰고


상처를 꿰매는 실로

두고두고 사용하렴


어둡고 추운 이웃들의

금빛 옷을 지어야지


실패가 넘치면

온몸이 실패가 되렴


때로는 실을 풀어

희망의 연을 날려야지


하여 오는 겨울이

더없이 따뜻하리니


아픔이여 가을 햇살을

온몸에 감으렴



[시안]에 게재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