낱말 하나하나의 소리내기가 바르고, 그 높낮이와 길고 짧음이 정확해야 듣기 좋으며 뜻이 바로 전달됩니다. 그리고 말이 빠르지도 않고 느리지도 않으며 마치 물 흐르듯 하면서 힘참, 고요함, 평화로움, 기쁨, 그리움 등을 나타내야 듣는 이가 느껴 귀 기울이게 됩니다. 이것이 시 낭송의 바탕입니다.
 
 
 
   
 
  시 낭독과 시 낭송은 다릅니다. 시 읽기가 아니라 시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낭송하고 싶은 시를 여러 번 읽고 뜻을 새기다 보면, 그 듯을 목소리에 실을 수 있는 악보가 절로 가슴속에 떠오릅니다. 이 악보에 따라 듣는 이의 느낌에 깊이와 여운이 생겨나며, 거기다가 낭송하는 이의 개성이 살아 어울려 주면, ‘아, 아름답구나!’ 하는 감동을 자아내게 하는 힘을 가질 수 있습니다.
 
 
 
   
 
  나무가 서 있는 것처럼 자연스럽지만 당당하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같은 자연스러운 표정의 드러남이 중요합니다. 낭송하는 이의 들뜸이 지나쳐 불거지거나, 어색한 손짓 몸짓들로는 공감을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몸가짐이 반듯하고 옷차림도 단정하며, 무대 오르내리기와 인사법에도 어긋남이 없도록 애씁니다.
여기서 서로의 믿음이 싹트기 때문입니다. 낭송하는 이의 이러한 모습에서 듣는 이들은 마음의 옷깃을 바로 잡게 될 것입니다.
 
 
 
   
 
  낭송하고 싶은 시를 수십 번 써 보고, 수백 번 외워 오랫동안 빈틈없이 준비해 나의 노래로 되살려야 맥박 같은 힘과 햇볕 같은 위안과 남이 흉내낼 수 없는 색깔이 있는 낭송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에는 연습을 되풀이 해야 실수가 없습니다.
여러 사람 앞에서 낭송하다 막히거나, 잘못하는 것은 연습이 모자라는 탓입니다. 여럿이 함께 같은 시를 낭송하는 합송일 경우에는 소릿결, 숨결, 마음결가지 맞춰야 조화로움에서 아름다움을 풍기게 됩니다.
 
 
 
   
 
  시 낭송은 어떤 성악가의 노래, 어떤 배우의 명연기보다 훌륭한 예술이라는 믿음입니다.
이런 자리 매김은 공연 예술의 한 영역으로서의 시 낭송, 예술가로서의 낭송가를 가능하게 합니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술혼으로 달궈진 시 낭송만이 명시의 감동을 진하게 되살릴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