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한주가 흘러 또다시 반가운 얼굴과 마주 대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어쩜 이리도 빨리 흐르는지요^^
붙잡고 놓아주고 싶지 않은 그런 맘으로
낭송반 님들과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네요.........ㅎㅎ

이번주 수업은 지난주 했던 [이정하님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와
              이번주 시  [황금찬님의 너의 창에 불이 꺼지고 ]입니다
                      조금 긴듯한 두편의 시입니다.
   꾀를 부리다가는 한편도 외우지 못할것 같은 걱정이 들기도 하지만.........ㅎㅎ
   시어에 맞는 상황을 떠올리면 더욱더 잘 외워지는것 님들 모두 아시죠.......

낭송반 소식 : 가을 학기가 시작되는 첫시간이어선지 아님 가을을 시낭송과 함께 하고 싶어서인지..... 많은 분들이 참석하셨습니다
멀리 대구에서 다니시는 분에 이어 이번에는 강원도 원주에서 오신 고은희님 반갑고요 다니시기 조금은 불편하시더라도 오랫동안 낭송반에서 뵐수있기를 바랍니다.  꼭 함께해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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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창에 불이 꺼지고 / 황금찬
                    
너의 창에 불이 꺼지고
밤하늘의 별빛만
네 눈빛처럼 박혀 있구나

새벽녘
너의 창 앞을 지나치려면
언제나 애처롭게 들리던
너의 앓는 소리
그 소리도 이젠 들리지 않는다.

그 어느 땐가
네가 건강한 날을 향유하였을 때
그 창 앞에는
마리아 칼라스가 부르는
'나비부인' 중의 어떤(개인 날)이
조용히 들리기도 했었다

네가 그 창 앞에서
마지막 숨을 거둬갈 때
한 개의 유성이
긴 꼬리를 끌고
창 저쪽으로 흘러갔다.

다 잠든 밤
내 홀로 네 창 앞에 서서
네 이름을 불러본다.
애리야, 애리야, 애리야! 하고
부르는 소리만 들려올 뿐
대답이 없구나.

네가 죽은 것은 아니다.
진정 너의 창에 잠들었구나.

네 창 앞에서
이런 생각을 해보나
모두 부질없구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 이정하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고 싶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잎보다 먼저 꽃이 만발하는 목련처럼
사랑보다 먼저 아픔을 알게 했던
현실이 갈라놓은 선 이쪽저쪽에서
들킬세라 서둘러 자리를 비켜야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가까이서 보고 싶었고
가까이서 느끼고 싶었지만
애당초 가까이 가지도 못했기에 잡을 수도 없었던
외려 한 걸음 더 떨어져서 지켜보아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음악을 듣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무슨 일을 하던 간에  맨 먼저 생각나는 사람
눈을 감을수록 더욱 선명한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기어이 접어두고
가슴 저리게 환희 웃던.

잊을 게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눈빛은 그게 아니었던
너무도 긴 그림자에 쓸쓸히 무너지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살아가면서 덮어두고 지워야 할 일이 많겠지만
내가 지칠 때까지 끊임없이 추억하다
숨을 거두기 전 까지는 마지막이란 말을
절대로 입에 담고 싶지 않았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부르다,부르다 끝내 눈물을 떨구고야 말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